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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은 늘 더 나은 내일을 원한다

2017년 10월 10일 07:52

신희재 조회 704 트위터 페이스북

지난해 11월 상주상무 합격자 명단이 발표된 순간, 많은 축구팬들은 '레알 상주'라 불릴 만한 선수들이 합류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홍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그는 국가대표팀과 수원에서 왼쪽 수비수로 활약하며 동기들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입대 전 수원의 FA컵 우승을 이끈 뒤, 고작 하루의 휴가만 즐기고 상주에 합류한 터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모두가 군인 홍철의 차후 행보에 주목했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났다. 그사이 시간은 까까머리 이병 홍철이 어느덧 상병 진급을 앞둘 만큼 빠르게 흘러갔다. (물론 그는 절대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예상외로 초반은 쉽지 않았다. 손쉽게 주전을 차지할 거라는 전망과 달리 김성주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지난해 겪은 장기 부상의 여파로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까닭이었다. 하지만 결국 홍철은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알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22경기 5도움을 기록하며 상주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 과정에서 지난 9월, 홍철은 축구선수로서 영광스러운 기록에 도달했다. K리그 통산 200경기 고지를 밟으며 K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것이다. 비록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데뷔 후 8년을 열심히 내달린 끝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찬사 받아 마땅한 소식이었다. 이처럼 그는 조금씩 군 생활에 적응해가며 묵묵히 다음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상주의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위해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홍철 일병을 상주상무 팸 취재팀이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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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경기 달성, 열심히 최선을 다한 결과
지난달 23일, 31라운드 제주전을 앞두고 상주시민운동장에서 홍철의 K리그 통산 200경기 출전을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이에 앞서 상주상무 팸은 그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200경기를 달성한 소감에 대해 묻자 그는 "작년에 많이 쉬어서 늦은 감이 있지만 그동안 K리그 클래식에서 꾸준히 뛸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프로 생활을 되돌아보면 좋은 기억이 많은 것 같습니다"라며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2009년 성남에서 데뷔한 홍철은 수원과 상주를 거치며 이제는 중견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 그런 그에게 신인 시절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는 "성남에서 데뷔할 땐 어렸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앞만 보고 뛰어다녔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 생각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이 발전했고 또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겼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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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차 홍철에게도 쉽지 않은 군 생활
이같이 산전수전 다 겪으며 내공을 쌓은 홍철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군 생활은 여전히 쉽지 않다. 특히 가장 고민인 건 국방부 시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이었다. 이는 상주 공식 홈페이지 자기소개란에 '2018년 9월은 오는가?'라고 적혀 있는 그의 멘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는 처음 동계 훈련에 임할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회고했다.

"동계 훈련 때부터 선임 중 친구들이 많아 '시간은 간다'라는 말로 놀림당했지만 그때는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긴 터널을 지나야 하는데 입구에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전역 날짜가 너무 멀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웃음)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시간이 간다'라고 하면 저도 시간을 세고 있습니다. 어쩐지 천천히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얼른 1월이 돼서 후임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10개월 동안 지내면서 홍철에게 상주상무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물어보았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입을 연 그는, 군대에 오면 사람 성격을 알 수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입대 전까지 스스로에 대해 스트레스받는 성격도 아니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군대 생활을 해보니 저는 스트레스를 잘 받고, 갖춰져 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라며 상주 입대가 자아성찰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상주상무는 '사람' 홍철을 변하게 해주는 곳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는 "옛날에는 정말 나밖에 몰랐었다면, 이제는 나보다 타인을 먼저 챙기는 것 같고 전우나 친구들의 소중함도 알게 된 것 같습니다"라며 축구 외적인 면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군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제 친구들이 경찰청 말고 상무로 왔으면 좋겠습니다. 문제아들이 와서 변해야 하는데 얘들이 전부 어디로 갈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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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힌 돌' 홍철, '굴러온 돌' 김민우를 이야기하다
후임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언급되자 홍철에게 꼭 후임으로 들어왔으면 하는 선수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곧바로 특정 선수를 지목했다. 원소속팀 수원의 미드필더 김민우가 그 주인공이었다. 김민우는 현재 홍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비교되는 선수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두 선수는 큰 접점이 없었지만, 김민우가 홍철의 군 입대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원에 합류하면서 자주 언급되기 시작했다.

홍철은 김민우와의 비교에 대해 "수원에서 못하고 오면 잘 챙겨주려고 했는데, 제가 뛸 때보다 더 잘하고 있는 것 같고 팬들도 이제 저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FA컵 우승할 때까지만 해도 저에게 찬사를 했던 사람들인데 말입니다"라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동시에 홍철은 자신과 김민우를 '돌'에 비유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수원팬들에게 "민우는 굴러온 돌이고 저는 박힌 돌입니다. 민우는 군대로 떠나는 돌이고, 저는 곧 다시 돌아가는 돌이라는 점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적극적으로 자기 PR에 나섰다. 확실히 그는 김민우의 활약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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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 일병과 함께하는 전우들
인터뷰 중반이 지나면서 이번엔 조지훈 예비역과 신세계 일병에 대한 질문을 해보았다. 두 사람은 홍철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선수들이다. 수원과 상주에서 수년간 동고동락하며 정을 나눴기 때문이다. 특히 조지훈 예비역에게는 할 말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앞서 조지훈 예비역은 전역 직후 수원 구단 인터뷰에서 홍철의 '거창 빨강 패딩' 사건을 폭로한 적이 있었다.

'거창 빨강 패딩' 사건이란 지난겨울 거창에서 전지훈련에 임할 때 검은색 패딩을 입고 집합해야 하는데 홍철 홀로 빨간색 패딩을 입고 지각을 한 뒤부터 생긴 별명이다. 이에 대해 홍철은 "선임이니까 뭐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조지훈 예비역은 워낙 누구한테 누를 끼치는 스타일도 아니고 깔끔한 사람입니다"라며 언급을 자제하는 듯하면서도 "'돌아이인 것 빼고는' 폭로할 게 없는 것 같습니다"라며 측면 수비수 다운 빠른 카운터 어택을 날렸다.

이어 동기 신세계와 비교했을 때 누가 더 정상인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제가 정상이죠. 세계는 생긴 것부터가 비정상입니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한 뒤 가장 확고한 어조로 답변을 남겼다. 그래도 홍철은 두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지훈이나 세계와 함께 있을 때 서로 의지를 많이 했었습니다. 군대 가면 전우애가 생긴다고 하는데, 저도 힘들 때 가끔씩 차도 마시면서 큰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정말 고마운 친구들입니다"라며 훈훈함을 남겼다.

수원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뒤, 상주 선수들 중 입대 후 친해지게 된 선수가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홍철은 두루두루 다 친한 편이라면서도 특히 유상훈 일병, 김남춘 일병과 친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김남춘 일병과는 훈련소 때부터 시작해서 부대에서도 같은 방이라며 돈독한 사이임을 드러냈다.

물론 폭로도 있지 않았다. 홍철은 김남춘 일병에 대해 김종국 같은 스타일이라며 생긴 것과 다르게 (?) 깔끔함에 대한 병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를 엄마라고 놀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유상훈 일병에 대해서는 말이 너무 없다며 묵언수행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폭로전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내심 홍철 일병은 주위에 좋은 전우들이 있어 참 좋은 인복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또한 군 생활은 아직 적응 중이라면서도 어쨌든 군대 와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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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숙해진 홍철의 미래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홍철에게 앞으로 상주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비록 지금은 군인 신분이지만, 여전히 대표팀에 대한 꿈을 갖고 있으며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도 원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건강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홍철은 "작년에 한 차례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이제는 다치지 않는 게 목표입니다. 잘 뛰면서도 안 다치며 축구를 하고 싶습니다"라며 소망을 밝혔다. 이어 "작년에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 너무 힘들어서 많이 울기도 했고 축구를 그만둬야 하나 같은 생각도 했었습니다. 다행히 옆에서 많은 힘이 되어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힘들었던 시기를 되돌아봤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필드 위로 복귀한 홍철은 누구보다도 필드 위에서 뛰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축구를 즐기며 더 나은 내일을 그려나가고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군인 홍철의 행보를 우리가 계속해서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끝으로 홍철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관심받는 것에 비해서 못 보여드린 게 많은데 상주에서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상주상무에 입단한 이유는 이 팀이 클래식에 있고, 챌린지에서 뛴다는 생각은 안 해봤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아직은 도전해야 될 나이고, 사람은 편한 것보다 어려움 속에서 발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주를 선택했습니다"

"지금까지 그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상주에 있어야 전소속팀과 만나서 팬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기 때문입니다. 여기 와서 상주팬분들도 많이 좋아해 주시고 있어서, 나중에 수원으로 돌아가도 '상주에 홍철이 있었다'라는 걸 기억할 수 있도록 항상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Edited by
상주상무프로축구단 팸 3기 취재 신희재
상주상무프로축구단 팸 3기 포토 이경희